“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응급실에 갔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숨이 안 쉬어지는 그 순간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또 그럴까 봐 지하철을 못 타겠습니다.”
공황발작은 갑자기 시작되어 짧은 시간에 가장 심해지는 강한 신체 반응입니다.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기 때문에, 미리 정해 둔 몇 가지 행동이 있는지가 실제로 차이를 만듭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황발작이 왔을 때의 목표는 발작을 즉시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발작이 지나가는 동안 스스로 안전하게 머무는 것입니다. 자리를 옮겨 앉고, 내쉬는 숨을 조금 길게 하고, 지금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 무엇인지 짧게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억지로 진정시키려 애쓸수록 긴장이 더 올라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간을 벌어 준다는 마음으로 대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처음 겪는 발작이거나 통증의 양상이 평소와 다르다면 순서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대처법을 시도하기 전에 의료기관에서 심장과 호흡기 문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공황발작은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가빠지고, 땀이 나고, 손발이 저리고, 어지럽고, 내가 나 같지 않은 느낌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 위험이 없는 상황인데도 몸이 위험에 대비하는 반응을 켠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 과정에는 자율신경계의 각성 반응이 관여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런 반응은 원래 몸을 보호하려고 작동하는 기능입니다. 문제는 위험이 없는데도 켜졌다는 점이며, 반응 자체가 몸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대로 큰일 나는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이 조금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발작은 대개 짧은 시간 안에 가장 심해졌다가 서서히 가라앉는 경과를 보입니다. 지금이 가장 힘든 지점이라면 그 다음은 내려가는 구간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발작이 시작될 때 무엇을 먼저 할까요?
첫째, 운전 중이라면 안전한 곳에 차를 세웁니다. 계단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 있다면 벽 쪽이나 앉을 수 있는 자리로 이동합니다. 넘어지거나 다치는 일을 막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둘째, 자세를 낮춥니다. 앉거나 등을 기대면 어지러움과 다리 힘이 빠지는 느낌을 견디기 쉬워집니다. 서서 버티려 하면 오히려 불안이 커질 수 있습니다.
셋째, 지금 상황에 이름을 붙입니다. 「공황발작이 시작됐다. 몇 분이면 정점을 지난다」처럼 짧은 문장 하나면 됩니다. 미리 휴대전화 메모나 카드에 적어 두면 그 순간에 읽기만 하면 되므로 훨씬 쉽습니다.
넷째, 시계를 반복해서 보지 않습니다. 남은 시간을 재기 시작하면 초조함이 더해집니다.
호흡은 어떻게 조절할까요?
숨이 안 쉬어진다고 느껴 크게 들이쉬려 하면 오히려 가슴이 더 답답해질 수 있습니다. 들이쉬는 숨보다 내쉬는 숨에 초점을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코로 편하게 들이쉬고, 입으로 조금 더 길게 내쉬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숫자를 세는 것이 도움이 되는 분도 있고, 숫자에 매달리다 더 긴장하는 분도 있습니다. 정해진 박자를 지키지 못했다고 실패한 것이 아니므로,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평소에 미리 찾아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호흡이 잘 안 될 때는 감각으로 주의를 옮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느낌, 손에 쥔 물건의 온도, 눈에 보이는 사물의 이름을 천천히 확인하는 식입니다. 어지럽거나 손이 저리는 느낌은 호흡이 가빠졌을 때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호흡이 안정되면서 함께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숨을 참거나, 봉투에 대고 반복해서 들이마시는 방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다른 원인이 있는 상황에서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곁에 있는 사람은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놀라지 않고 옆에 있어 주는 일입니다. 「괜찮아, 별것 아니야」라고 단정하기보다 「지금 힘든 것 알겠어요. 여기 같이 있을게요」처럼 상황을 인정해 주는 말이 도움이 됩니다.
질문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발작 중에는 말하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짧은 문장으로 천천히 이야기하고 답을 재촉하지 않습니다. 앉을 자리를 찾아 주거나 물을 건네는 정도의 구체적인 도움이 실제로는 더 큽니다.
여러 사람이 둘러싸면 압박감이 커질 수 있으므로 한 사람만 곁에 남고 나머지는 물러나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의식이 흐려지거나 쓰러지는 경우에는 즉시 119에 연락해야 합니다.
발작이 지나간 뒤에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발작이 가라앉은 뒤에는 몸이 많이 지쳐 있습니다. 곧바로 하던 일로 돌아가기보다 잠시 앉아 숨을 고르고 물을 마시는 시간을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그날 안에 짧게 기록해 두시길 권합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시작됐는지, 어떤 증상이 가장 힘들었는지, 얼마나 지속됐는지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기록은 진료에서 발작의 양상과 회피 범위를 파악하는 데 실제로 쓰입니다.
그리고 발작이 일어났던 장소를 곧바로 피하기 시작하지 않는지 살펴야 합니다. 지하철, 고속도로, 사람이 많은 매장처럼 피하는 곳이 하나씩 늘어나면 생활 범위가 좁아지고 예기불안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혼자 억지로 부딪치는 방식은 권하지 않으며, 어떤 순서로 접근할지는 진료에서 함께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이해할까요?
한의학에서는 공황발작을 하나의 형태로 보지 않고 두근거림이 앞서는지, 숨 막힘과 가슴 답답함이 두드러지는지, 어지럼과 손발 저림이 심한지, 소화 상태와 수면은 어떤지를 구분합니다. 발작이 없는 평소에도 예민함과 긴장이 남아 있는지, 피로가 깔려 있는지도 함께 봅니다.
전통적으로 심담허겁, 기울, 담음 같은 개념으로 설명해 왔습니다. 다만 특정 용어가 곧바로 하나의 처방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갑상선질환, 부정맥, 저혈당, 카페인과 복용 중인 약물의 영향처럼 비슷한 증상을 만드는 현대의학적 원인을 먼저 평가한 뒤에 판단합니다. 임상적으로 시호가용골모려탕, 가미온담탕, 귀비탕, 황련탕 등을 많이 활용합니다.
치료 방향은 발작의 빈도와 강도, 회피 정도, 수면과 체력 상태에 따라 달라지며 경과를 관찰하며 평가합니다.
자율신경계 균형 회복을 위한 맞춤한약치료와 더불어 침치료, 향기치료를 병행하면서 공황발작과 연관된 또는 공황발작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알아차리고 조절하는 방법을 치료기간동안 배울 수 있습니다.
진료가 필요한 신호
처음 겪는 발작, 평소와 다른 양상의 가슴 통증, 팔이나 턱으로 퍼지는 통증, 실신, 의식 저하가 있으면 심장 문제를 포함한 다른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발작 뒤에도 호흡곤란이 계속되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발작이 잦아져 일상 활동이 무너지거나, 피하는 장소가 계속 늘어나거나, 술과 약으로 견디게 되는 경우에는 진료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우울감과 함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미루지 말고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 ·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자주 묻는 질문
Q1. 공황발작으로 죽거나 정신을 잃게 되지는 않나요?
공황발작은 매우 고통스럽지만 그 자체로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로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은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처음 겪는 발작이거나 양상이 평소와 다르다면 심장·호흡기 문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2. 종이봉투에 대고 숨을 쉬면 도움이 되나요?
예전에 알려진 방법이지만 지금은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의 원인이 과호흡이 아닐 때 위험할 수 있고, 실제 상태를 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숨을 참거나 억지로 크게 들이쉬기보다 내쉬는 숨을 조금 길게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3. 발작이 무서워 외출을 줄이고 있는데 괜찮을까요?
당장은 편해지지만 피하는 장소가 늘어나면 생활 범위가 좁아지고 불안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혼자 무리하게 견디기보다 어디를 얼마나 피하고 있는지 기록해 진료 때 함께 논의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마무리
공황발작의 순간에 필요한 것은 완벽한 방법이 아니라 미리 정해 둔 몇 가지 행동입니다. 안전한 자리에 앉고, 내쉬는 숨을 조금 길게 하고,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짧게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발작이 반복되고 피하는 곳이 늘어난다면 그때는 순간의 대처보다 전체 경과를 함께 살펴야 할 시점입니다.
관련 컬럼: 공황장애는 왜 갑자기 시작될까요?
작성자: 석선희 원장 |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작성일: 2026년 9월 2일 검토일: 2026년 9월 2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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