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깜빡거릴 때마다 하지 말라고 해야 할지, 모른 척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틱증상을 지적하지 않으려고 참는데 자꾸 아이 얼굴만 쳐다보게 돼요.”
“제가 너무 강압적이었을까요? 뭘 잘못해서 아이가 틱이 생긴 걸까요?”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부모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내가 혹시 뭔가를 놓쳤나, 잘못한 것이 있나 자책을 하기가 쉽지요. 틱장애 치료를 위해 내원하시는 부모님들도 이와 같은 마음으로 더 힘들어하신 것을 많이 뵀습니다. 틱은 부모의 양육 방식 때문에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집과 학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아이가 짊어지는 부담은 달라지기 때문에, 부모가 가정에서 알고 도와 줘야 할 부분을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틱이 있는 동안에도 아이가 평소처럼 지낼 수 있게 돕는 것입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정에서 부모로서 아이에게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태도는 틱을 줄이려는 노력이 아니라 틱에 쏠린 관심을 덜어 내는 것입니다. “하지 마"라는 말이나 틱증상이 염려되어 반복적으로 확인하거나 지나치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틱 증상을 부정적으로 느끼게 되고, 틱에 집중함으로써 도리어 긴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살펴야 할 것은 틱의 횟수가 아니라 동반되는 증상, 수면상태, 학업이나 또래 관계에서의 어려움은 없는지, 아이가 자신을 어떻게 느끼는가입니다. 틱은 시기에 따라 증상의 호전, 악화가 심한 특성이 있어 하루의 변화보다 몇 주의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적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기억하세요.
틱을 지적하면 잠깐은 아이가 참을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여 부모님들은 지적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참을 수 있다는 사실이 틱 증상이 좋아졌다는 뜻은 아니며, 틱을 억제하느라 상당히 노력을 했기 때문에 참았던 만큼 이후에 횟수가 늘거나 강도가 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은 틱장애는 왜 좋아졌다 심해졌다 할까요?를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하지 마”, “또 한다”, “그만 해.” 라는 말은 삼키시고, 말없이 아이의 집중을 다른 화제를 돌리거나 아이가 편안해지는 활동으로 옮겨 가는 편이 낫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틱증상에 대해 물으면 “몸이 잠깐 재채기하듯 움직이는 것이고 네가 잘못한 게 있는 게 아니야” 정도로 짧게 답해 주시면 충분합니다.
집에서 오늘부터 할 수 있는 것을 알려 드릴게요.
수면상태를 먼저 체크해 주세요. 피로와 수면 부족은 틱증상을 악화시키는 흔한 조건입니다. 취침 시각을 일정하게 하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게임과 같은 화면 사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각성 수준이 달라져 밤사이 두뇌 회복이 좋아집니다.
하루의 긴장이 몰리는 시간이 언제 있는지 살펴 보세요. 등교 직전, 숙제 시간, 잠들기 전처럼 틱이 늘어나는 구간이 있다면 그 시간의 일정을 조금 느슨하게 조정해 주시면 좋습니다. 아침에 지각할까 봐 너무 서두르거나 재촉하는 것은 아이에게 상당한 긴장감을 줍니다. 학원 숙제가 아이가 부담하기에 너무 과하다면 틱이 있는 아이에게는 좋지 않는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학원을 옮기거나 선생님과 상의하셔서 학습 부담을 덜어주시는 것도 경우에 따라 필요합니다. 잠들기 전의 활동도 편안하게 이완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어 주시면 좋아요.
기록은 짧게 남깁니다. 매번 틱증상을 자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은 부모와 아이 모두를 지치게 합니다. 하루 한 줄로 수면과 특별한 일, 틱증상의 대략적인 패턴과 변화만 기록하셔도 진료에서 흐름을 보기에 충분합니다.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는 어떻게 할까요?
담임 선생님께는 진단명보다 필요한 배려를 구체적으로 전하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증상이 집에서 심해지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잘 모르실 정도라면 굳이 알리지 않으셔도 되지만, 만약 학교에서도 틱증상이 눈에 띌 정도라면 아이의 상태를 선생님과 공유하셔서 지도에 참고해 주시길 부탁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틱에 대한 기본지식을 갖고 계시지만 틱증상이 잘 구분되지 않는 경우 아이의 반복적인 움직임이나 소리를 나쁜 습관으로 생각하시고 지적을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도 틱 증상이 뚜렷히 보이는 경우에는 틱을 지적하지 않기,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잠시 자리를 비울 수 있게 하기, 놀림이 있을 때 개입하기 정도로 요청하시면 됩니다.
만약 틱증상 때문에 놀림을 받는다면 부모님이 반드시 개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틱은 모른 척하는 편이 낫지만 이로 인해 아이가 친구들로부터 놀림과 따돌림까지 받는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친구에게 쓸 한 문장(“가끔 이렇게 돼. 참으면 더 심해져”)을 미리 연습해 두면 좋습니다.
행동치료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요?
해외에서는 틱에 대한 행동치료를 먼저 고려하고 있습니다. 틱증상을 하기 전의 전조충동감각을 알아차려 다른 동작으로 바꾸는 훈련과, 틱이 늘어나는 상황을 정리하는 부모 교육을 함께 진행됩니다.
다만 모든 아이에게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나이와 전조충동을 인지하는 정도, 동반 증상에 따라 달라지므로 아이의 상태를 평가한 뒤 판단합니다.
이럴 때는 진료를 권해 드립니다
틱으로 목이나 어깨에 통증이 생기거나 자해로 이어질 때, 수업과 수면 같은 일상이 무너질 때, 놀림과 위축으로 학교에 가기 싫어할 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불안, 강박, 주의력 문제가 함께 보이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의원에서 하는 한약치료나 침치료, 두개천골요법 등은 틱증상이 가벼워도 바로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이라 정신과 약물치료처럼 시기를 두고 고민을 하실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정신과 약물의 경우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복용해야 할 정도가 되어야 치료를 시작할 수 있지만, 한약치료는 아이가 어려도, 증상이 가벼워도 바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틱치료의 가장 적극적인 대처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이해할까요?
한의학에서는 틱의 증상만 보지 않고 수면, 비염과 코막힘, 소화, 긴장도, 열감, 체력의 변화를 함께 살핍니다. 움직임이 갑작스럽고 긴장할 때 늘어나는 양상은 풍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고, 헛기침이나 가래 느낌이 함께 있으면 담음의 관점도 고려합니다. 심리적 긴장과 몸의 긴장이 서로 맞물려 있고, 소화기 상태 등의 동반증상에 따라 간기울결, 간화내풍, 심담허겁, 심비양허 등의 다양한 변증이 가능하며 이에 따라 맞춤처방을 합니다.
다만 이런 용어만으로 모든 틱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동반 질환과 약물 영향, 다른 운동질환을 확인한 뒤 아이의 상태에 맞추어 접근하며, 경과를 관찰하면서 다시 평가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모른 척하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나요?
틱 자체를 매번 지적하지 않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무관심과는 다릅니다. 통증, 놀림, 학업 방해, 아이의 감정은 부모가 살펴야 하는 부분입니다.
Q2. 부모의 양육 태도 때문에 틱이 생긴 건가요?
틱의 원인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한 신경학적 불균형에 있습니다. 따라서, 강압적이거나 일관성 없는 양육 태도 등은 틱 증상을 악화시킬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틱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틱 증상에 대한 지적과 부모님의 불안과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전달되면 이는 아이의 심리적 문제를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 부모님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3. 게임이나 영상을 끊으면 틱이 줄어드나요?
특정 활동 하나를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로는 게임이나 영상을 보는 것은 두뇌흥분을 높이기 때문에 틱증상을 악화시키는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많은 아이들이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을 보거나 게임을 하느라 수면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적으로 자주 있기 때문에 틱이 있는 아이라면 더더욱 이러한 자극은 제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무리
부모가 틱을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틱을 부정적으로 느끼고 받아들이제 않게 도와 줄 수 있습니다. 오늘 몇 번 했는지보다 아이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를 관심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컬럼: 틱장애는 왜 좋아졌다 심해졌다 할까요?
작성자: 류석균 원장 | 임상 22년 작성일: 2026년 9월 10일 검토일: 2026년 9월 10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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